빅테크 AI Capex 착시와 감가상각 10년 연장의 함정
2026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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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00억 달러를 쏟아부었을 때, 시장 전체의 장부상 이익은 20억 달러가 늘어나지만 실제 현금 유출은 60억 달러에 달합니다. 지금 미국 빅테크 시장을 떠받치는 견조한 기업 이익의 이면에는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가 만들어내는 정교한 회계 착시가 숨어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투자자가 레거시 기업의 이익 증가를 곧바로 AI 기술의 최종 수요 검증으로 오인하곤 합니다. 하지만 뉴욕대 아스워스 다모다란 교수의 지적처럼, 이익이 늘어나는 현상과 실제 현금이 돌고 유료 고객이 지속적으로 돈을 내는 구조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엔비디아 실적 환호 뒤에 숨은 감가상각비의 마법
빅테크 기업의 자본지출(Capex)은 공급자인 반도체 기업의 매출로 곧바로 연결됩니다. 빅테크가 100억 달러를 투자해 서버를 사면, 공급자는 원가 60억 달러를 빼고 40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합니다. 반면 투자를 집행한 빅테크는 100억 달러 전체를 즉시 비용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잡은 뒤, 5년에 걸쳐 매년 20억 달러씩 감가상각 비용으로 떨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두 주체의 이익을 합산하면 4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를 뺀 총 20억 달러의 시장 이익 증가가 발생합니다. 최종 소비자가 AI 서비스를 단 1달러어치도 구매하지 않았는데도, 단지 인프라 공장을 짓는 행위 자체만으로 장부상 이익이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장부상 이익을 두 배로 늘리는 방법이 매우 간단하다는 사실입니다. 빅테크가 서버의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1년 감가상각비가 20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줄어들면서, 전체 시장 이익은 순식간에 30억 달러로 껑충 뜁니다. 현금은 여전히 60억 달러가 빠져나갔는데 말이죠.
실제로 최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서버와 장비의 내용연수를 기존 3~5년에서 6년 이상으로 연장하며 회계상 이익을 방어하고 있는데, 이는 고성능 AI 칩의 실제 물리적·기술적 노후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수익성을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AI 산업 확산이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 이유
AI 기술이 세상에 폭넓게 보급되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혁신에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주주의 투자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투자 대비 얼마나 수익을 올렸는가를 나타내는 투화자본수익률(ROIC)과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간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의 격차이기 때문입니다.
누적 5조 달러의 자본이 AI 인프라에 투입되었다고 가정할 때, 자본비용을 최소 8%로 잡더라도 매년 4,000억 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쏟아내야 비로소 본전이 됩니다. 이는 미국 전체 기업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만큼 거대한 금액입니다. 만약 엔드유저의 유료 구독이나 매출 창출이 이 자본비용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AI 기술은 대중화되더라도 해당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거나 오랜 기간 정체될 위험이 큽니다.
이 과정에서 다모다란 교수가 제시한 흥미로운 시각 중 하나는 인적 자본 해징 개념입니다. AI 발전으로 자신의 본업 소득이나 연봉이 감소할 위험에 노출된 개인이라면, 역설적으로 AI 빅테크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인적 자본의 가치 하락을 자산 시장에서 보완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주가에 높은 성장 기대감이 선반영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현금성 자산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 실제 펀더멘털 지표를 차분히 확인하는 신중함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Project Rocket View] 장부상 이익 증가보다 잉여현금흐름과 자본비용을 넘어서는 수익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빅테크의 지속적인 설비투자가 장부상 이익을 착시시키는 단계는 지나가고 있으며, 이제는 투입된 자본이 실제 현금 창출로 이어지는 지를 차갑게 검증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회계적 마법으로 부풀려진 순이익에 환호하기보다, 대규모 케펙스 집행 이후 기업의 자본 효율성과 실질적인 현금 여력이 유지되는지 점검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잉여현금흐름(FCF) 추이: 대규모 케펙스 지출 이후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상회하여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WACC 대비 ROIC 격차: 조달한 자본의 비용(WACC)을 뛰어넘는 투화자본수익률(ROIC)을 실제로 증명해 내고 있는지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속 모니터링해야 합니다.